우리대학 공학 계열에 진학 중인 여학생은 전체의 20% 정도다. 과거에 비해 상당히 증가한 수치지만, 여성 공학인재의 교육과 진로에 대한 고민은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여성은 공학인의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과 남성 위주의 교육 문화 속에서 자신감을 잃기 쉽다. 또 직장 생활이나 연구 중에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우리대학은 이제 윤채옥 교수(생명공학과)를 단장으로 한 여성공학인재양성(WE-UP) 사업을 통한 혁신을 꾀하려 한다.
여성공학인의 생애 주기 설계한다 지난해 9월 우리대학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주관하는 ‘여성공학인재양성(WE-UP, Women in Engineering - Undergraduate Leading Program) 사업’에 선정됐다. 여성공학인재양성 사업은 공학교육을 여성친화적으로 개편하고, 사회수요에 맞춰 여성공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신설된 사업이다. 총 48개 대학이 신청한 가운데 우리대학은 4.8:1의 경쟁률을 뚫고 성균관대학교, 동국대학교 등과 함께 10개 대학에 이름을 올리며 연간 5억원 내외의 금액을 3년 간 지원받게 됐다. 현재는 한양 여성공학인재양성센터(WE-HY Center)를 개설,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모토는 ‘생애지속형’ 여성공학 인재 양성이다. 이를 위해교육·취창업·문화 인프라·글로벌 리더십등 핵심 4개 분야로 나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업 단장 윤채옥 교수는 “사업단을 잘 꾸려 여성공학인재를 대상으로 한 생애 지속적인 육성과 지원을 통해 여성공학 리더의 발판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 여성공학인재양성센터는 어떤 활동을? 활동 초기인 현재 사업단에서는 여성 공학인 동문 네트워크 형성 및 멘토링 교육 등 ‘문화 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공대생 자아 찾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힐링콘서트를 개최한 것에 이어, 지난 1월 20일에는 ‘제1회 한양 여성 공학인 홈커밍데이 행사’를 열어 재학생-졸업생 간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윤채옥 교수는 앞으로의 활동에도 많은 참여를 독려했다. “공학계의 젠더 문제가 여성 공학도만의 사안으로 그쳐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회 구성원이 하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다같이 성숙한 문화를 만들어 나갈 때 변화가 나타나죠. 그렇기 때문에 남녀 학생 구분 없이 젠더 감수성 교육을 진행한다거나, 성별특성 인식 차를 이해하는 교수법 워크숍을 시행하는 등 여학생과 더불어 남학생, 교수진을 포함한 다양한 개선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취창업’ 분야에 대한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여성공학인재를 위한 커리어 멘토링 워크숍’을 주관했다. 첫째 날에는 기본적인 커리어 포트폴리오 작성 특강 및 컨설팅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이어서 둘째 날에는 비즈니스 매너 특강과 실무 환경 대한 교육 및 멘토 간담회 순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8월에 졸업을 앞두고 있는 이다혜(정보시스템학과 4) 씨는 “후배들이 4학년이 되기 전에 꼭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며 “개발자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소양이나 비즈니스 매너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업단은 앞으로도 여성 공학 멘토와의 네트워킹 구축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진로 탐색에 대한 장벽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교육’과 ‘글로벌 리더십’ 분야의 활동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여성 유망 분야와 미래산업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선보일 예정. 현재는 9개의 교과목을 개발하고 있고 17학년도 2학기부터 차례대로 교육 과정에 포함돼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진다. 이 밖에도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 및 다문화가정 여성공학도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글로벌 여성 리더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본인의 역량을 펼치길 한양 여성공학인재 양성 사업단은 오는 3월 16일 공학센터 본관 4층에 라운지 개소식을 앞두고 있다. 같은 날 온라인 홈페이지도 함께 열어 온·오프라인 융합형 플랫폼을 구축해 본격적인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윤채옥 교수는 “라운지(WE-HY Lounge) 개소는 여성공학인재 양성 사업을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양질의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여성 공학자와 CEO를 배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을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요즘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너무 현실적인 꿈을 가지고 있어요. 가슴 속에 있는 소리를 먼저 들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대학 공대에 진학할 정도면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봐요. 꿈을 크게 가지고 자기주도적으로 인생을 개척해 나가길 바랍니다.”